2009년 세계 병역거부자의 날 - 한국 상황 보고서

편집자의 말

안드레아스 슈펙

한국의 병역거부자들이 처해온 극단적인 어려운 현실은 그동안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는 심지어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WRI)처럼 국제적으로 병역거부운동을 하는 단체들조차도 한국의 병역거부 현실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다.

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한국의 양심적 병역거부한국에서는 여호와의 증인들이 1939년부터 병역거부로 수감이 되어왔지만, 2001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이들의 존재가 한국사회에 알려졌다(부러진 총, 2003년 11월, 59호 참조). 그리고 WRI의 세계 병역거부권 보고서 <집총을 거부하기(Refusing to bear arms)>의 1998년판에는 한국에 대해 다음처럼 밖에 언급이 되어 있지 않다.

“병역거부권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고 대체복무에 관한 조항도 존재하지 않는다.
1997년 한국정부는 다음과 같이 천명한 바 있다 ; '병역거부자의 지위를 얻을 수 있는 절차는 존재하지 않는다 (...) 어떠한 대체복무도 존재하지 않는다.'
80년대와 90년대에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병역을 거부하여 3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는 몇몇 사례가 접수되었지만, 이와 관련한 더 자세한 정보는 알려져 있지 않다.”

이제 우리는 이 보고서가 쓰여지고 있는 동안에도 수백명의 여호와의 증인들이 그들의 병역거부로 인해 3년형을 선고 받고 있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1999년, 당시 미국친우봉사회(AFSC) 동북아시아 지부의 대표 카린 리가 WRI에 병역거부와 관련한 질문들을 보내오면서 WRI는 비로소 한국 병역거부자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다. 물론 그 당시에 한국 병역거부자들의 상황은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 그 때 나는 한국에서 병역거부자들의 권리가 인정되어 그들이 감옥에 가지 않게 되는 것이 가능할 것 같냐는 질문을 받았던 것 같다. 하지만 미국친우봉사회의 이와 같은 질문들 속에도 수백명의 병역거부자들이 계속해서 감옥으로 보내지고 있다는 사실에 관한 배경지식은 존재하지 않않다.

<부러진 총> 2003년 11월 호에서 최정민이 지적한 것처럼, 한국의 평화, 인권 운동 단체들이 한국 병역거부자들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2001년 초에 이르러서였다. 1939년부터 병역거부로 수천명의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이 투옥 생활을 해왔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글에서 다음처럼 말한다 ; “한국군이 창설된 이후로 10,000명(대부분은 여호와의 증인)이 넘는 병역거부자들이 감옥을 다녀왔습니다. 그들은 한국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었습니다.”

2001년 12월, 불교신자이자 평화주의자인 오태양아 비(非) 여호와의 증인으로서는 최초의 병역거부 선언을 하면서 한국 병역거부 운동은 그 첫 걸음을 내딛었다. 아직 병역거부권이 인정되지 않고 있지만, 그 때부터 한국 병역거부운동은 긴 여정을 지속해왔다.

2001년 터키에서 있었던 WRI 회의에 한국 측 대표가 처음으로 참석했던 때가 기억이 난다. 당시에 한국 병역거부 운동 그룹의 초점은 몹시도 인권의 차원에 맞추어져 있었다. 그 이후로 한국의 병역거부운동은 반군사주의, 비폭력주의와 여성주의를 끌어안으면서 나름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2003년 한국군의 이라크전 참전 그리고 그 당시 현역병 신분이던 강철민의 병역거부 선언은 한국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005년에 열렸던 "동북아시아의 평화" 국제세미나와 이어진 평의회 미팅 참석차 WRI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위와 같은 한국 병역거부 운동의 성과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정치적, 법률적 측면에서 한국 병역거부 운동이 거둔 성과는 다음과 같다:

―병역거부자들에게 대체복무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사상, 양심 및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천명한 유엔 자유권위원회의 결정.
―행정부에 병역거부권을 인정할 것을 촉구한 한국 국가인권위의 권고.
―나중에 결정을 번복하긴 했지만, 심지어 국방부에서도 병역거부자들의 권리를 인정하겠다고 발표한 점.

2008년 초,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한국의 병역거부자들이 처한 상황은 많이 악화되었다. 그 동안 수백명이 넘는 병역거부자들의 개인통보 건이 유엔 자유권위원회에 접수되었지만, 이와는 무관하게 보수세력들의 공세는 날로 더해가고 있다. 한국은 국제법에 따라 병역거부권을 인정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지만 보수적인 정권과 사회의 강력한 군사주의적 흐름은 한국 정부가 국제법의 의무를 준수하여 병역거부자들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에 제동을 걸고 있다.

한국 상황에 초점을 맞추어 열릴 2009년 5월 15일 세계 병역거부자의 날, 그리고 이에 맞춰 발간되는 이 보고서를 통해 WRI는 한국 병역거부 운동에 대한 국제적 연대를 다시 한번 호소하고자 한다.

이 보고서에 실린 글들과 별첨문서들은 한국 병역거부자들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개괄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한국 병역거부 운동에 관한 글과 병역거부 당사자들의 감동적인 수기 그리고 한국 병역거부권과 관련한 주요한 국내외 결정문들을 실었다.

한국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연대와 지원을 기대한다

안드레아스 슈펙
전쟁저항자 인터내셔널
양심적 병역거부팀 활동가

한국의 현 상황 개괄

병역거부자 수기

병역거부권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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